부천시 공동주택 미화노동자 건강실태조사 보고회 열려
부천시 공동주택 미화노동자 건강실태조사 보고회 열려
2021년 12월 13일(월) 오후4시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에서 <부천시 공동주택 미화노동자 건강실태 조사 보고회 및 토론회> (이하 보고회)가 열렸다.
먼저 부천시비규직근로자지원센터가 2021년 6월부터 진행한 ‘부천지역 일하는 사람도 행복한 아파트 만들기 - 아파트 숨은 노동자_미화노동자 건강하게 일하기’ 사업에 대한 활동보고를 시작으로, 변수지 노무사(노무사 사무소 약속 대표)의 연구발표가 이어졌다.
변수지 노무사는 연구발표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취약노동자인 아파트 미화노동자 노동 현장에는 1)근골격계질환 유발 작업, 2)열악한 휴게공간, 3)주6일 근무 관행, 4)담당 업무 외 업무 수행, 5)용역계약을 통한 고용불안 및 고질적인 저임금등의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미화노동자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미화노동자의 주요업무가 근골격계에 부담이 되는 불편한 자세를 유도하고, 또한 이러한 작업은 반복되는 단순작업으로서 신체에 피로가 누적되어 근골격계질환 발생의 위험에도 크게 노출될 수 있다고 보았다. 뿐만 아니라 미화 노동자들이 사용하는 화학물질 중 다수는 특수건강진단과 작업환경측정 대상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화학물질에 대한 위험성 및 관리요령을 알지 못하고, 보호구 등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채로 회사의 지시에 따라 해당 물질들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문제점 등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미화노동자의 업무상 재해 유발 업무에 대한 의학적 연구를 통한 적정 업무 부여의 근거 마련이 필요하며, 산업안전보건법상 화학물질 관리감독 강화, 휴게시설 정상화, 산재보험 접근성 강화, 공동주택 노사관계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개입과 부천시 공동주택 노동자 인권증진에 관한 조례에 구체적인 규정 마련등을 제안하였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최영진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장의 진행으로 네 명의 패널이 함께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였다. 첫 번째 토론은 공동주택 미화노동자 당사자의 발언으로,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고 근로계약서 상 명시되어 있지 않은 여러 가지 업무를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호소하였다. 또한 화장실 사용이 용이치 않고 샤워실, 휴게시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아파트 지하 설비 배수로에서 식사, 샤워, 소변까지 처리해야 할 때면 눈물이 쏟아진다는 얘기에 참석자 모두가 먹먹해지기도 했다.
두 번째 토론은 노동환경연대 박한솔 활동가의 공동주택 미화노동자의 건강문제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노동환경과 관련 제도는 비장애인 남성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기에 남성에 맞추어진 기존 노동환경에서 ‘여성의 노동’은 ‘쉬운 일’ 혹은 ‘덜 위험한 일’로 여겨지기 때문에 미화노동자가 겪는 건강문제의 원인이 ‘일’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으며 이러한 인식이 미화노동자의 성별, 연령특성과 맞물려 산재 인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여성고령 노동자라는 미화노동자의 특성상 미화노동자가 겪는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노동자’와 ‘여성의 노동’이라는 관점이 함께 논의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토론은 공동주택 미화노동자 산재문제에 대해 문명환 공인노무사(노동법률사무소 공정 대표)의 발표가 이어졌다. 문명환 노무사는 공동주택 미화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 신청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근무기간이 짧고(최소 8년 이상의 근무기간 필요), 퇴행성 질환의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근골격계질병 인정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현실에서 공동주택 미화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법.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최영진 센터장은 아파트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주거형태이며, 다수의 고용이 발생하는 중요한 노동현장 임에도 불구하고 간접고용, 비정규직, 비인간적인 단기고용 심화, 고용불안의 끝판왕 이라고 할 정도로 나쁜 일자리의 대명사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아파트가 일 할 만한 일터가 되려면 아파트를 하나의 산업현장으로 인식하며, 아파트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개별 아파트를 넘어서는 사회적 지원과 공공적 노력과 개입, 직접고용 등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본 토론회는 예정된 시간인 오후6시를 넘기며 열띠게 진행되었는데, 부천근로자건강센터,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 위 사업에 함께 참여한 기관들이 이후에도 부천시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건강권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건강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함께 협업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본 토론회를 계기로 ‘일하는 사람도 함께 행복한 아파트 만들기’를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약하며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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