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박원순 "아파트 입주민의 '경비원 갑질' 처벌법 만들어야"

관리자 | 2020.06.25 09:38 | 조회 914
오마이뉴스

박원순 "아파트 입주민의 '경비원 갑질' 처벌법 만들어야"

손병관 입력 2020.06.24. 12:57 
경비노동자의 고용불안 해소하는 '우수단지' 선정해 보조금 지급하기로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5월 13일 강북구 아파트 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비노동자의 빈소를 방문했다.
ⓒ 박원순 페이스북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등 인권 보호를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10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 주민의 폭행과 갑질에 시달리던 경비노동자 최희석씨가 자살한 사건에 대한 응답이다. 최씨를 생전에 괴롭힌 주민은 구속 기소됐지만, 아파트 생활 인구가 늘어나면서 비슷한 형태의 갈등이 일어날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11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비원 4명 중 1명(24.4%)이 입주민으로부터 욕설, 구타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최근에는 공기업에서 정년퇴직한 후 아파트 경비노동자 등 계약직 일자리를 전전한 사람의 체험기 '임계장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다. 책의 저자는 아파트 경비 업무가 특히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계약상으로는 평균 8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돼있지만 실제로 이들은 6.2시간만을 쉬며 3명 중 1명(30.4%)은 1년 미만의 단기계약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비노동자 취업규칙에 '입주민대표회의 3인 이상 또는 아파트 입주민 10인 이상 요청 시' 해고가 가능한 조항이 있는 아파트도 존재한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 경비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업무지시와 폭언·폭행 등 괴롭힘 금지 규정을 신설하고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관리규약을 위반하면 구청이 행정지도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에는 경비노동자들이 받는 부당 행위에 대한 권리구제를 위한 '원스톱 신고 센터'(☎070-4610-2806, 02-376-0001)를 마련했다.

피해를 입거나 갈등에 휘말린 노동자가 센터에 신고하면 서울시가 양성한 '우리동네 주민자율조정가'가 당사자의 화해를 유도하고, 이 단계에서 화해가 어려울 경우 공인노무사와 변호사로 구성된 서울시 노동권리보호관이 산재 처리와 법적 절차를 돕게 된다.

업무와 관련해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비노동자는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센터' 전문 심리상담사의 상담을 받고,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한 경우엔 센터의 치유 프로그램을 연계해 자존감 회복을 돕는다.


국토교통부에는 공동주택관리법 상 입주민의 부당 지시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벌칙 조항 신설을 건의했다. 2017년 3월 21일 법 개정안에는 "입주자가 경비노동자에게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명령을 하여서는 안된다"는 조항이 포함됐지만, 위반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는 상태다.


박 시장은 "금년이 전태일 열사가 노동법을 지키라고 분신자살 한 지 50주년이 된다"며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데 법이 장애물이 안 되도록 바뀌어야 한다. 부당노동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도록 국회가 법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박 시장은 경비노동자들이 입주민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꼼짝 못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사태의 핵심 원인이 '고용 불안'에 있다고 판단했다.

박 시장은 이에 따라 아파트 관리규약에 경비노동자의 고용승계 규정을 반영하거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독소조항을 없애는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경비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 인권존중, 복지증진에 앞장선 단지를 매년 20개씩 '배려·상생 공동주택 우수단지'로 선정해 인증한다. 이런 아파트들은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준칙 이행 모범단지'로 선정돼 공용시설 보수비와 경비실 등 단지 내 휴게시설 개선비, 공동체 활성화 사업비를 받는다.


장기적으로는 경비노동자들이 실업, 질병 등 위기상황에서도 생활안전망을 갖출 수 있도록 상호부조 성격의 '아파트 경비노동자 공제조합'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인데다 일하는 사업장이 모두 달랐던 경비노동자들이 공제조합을 만들면 공정계약 유지와 권익침해에 대한 방어권 제고 등 사회안전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태그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45개(1/13페이지)
노동소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45 <콩나물신문>딱 최저임금 오른만큼만 내 임금이 올라요. 사진 관리자 487 2023.05.30 13:59
244 [카드뉴스]일하기 전 알아둬야하는 근로기준법 사진 첨부파일 관리자 727 2023.02.20 13:18
243 프리랜서, 누구냐? 넌 관리자 713 2023.02.17 14:57
242 [콩나물신문]나의노동에 말 걸기 사진 관리자 694 2023.02.17 14:56
241 [매일노동뉴스] 불법파견 -> 기간제는 불법(대법원) 사진 관리자 1422 2022.02.03 15:05
240 [헬로비전뉴스]부천공동주택 노동자 불안한 고용에 휴게시설도 심각 관리자 1723 2021.05.08 14:50
239 [헤럴드경제]7월부터 '특고'도 고용보험 적용.. 보험료율은 1.4% 사진 관리자 1837 2021.03.19 10:24
238 [한겨레]"사고 나면 제 돈으로 갚아요" 위험까지 배달하는 청소년 사진 관리자 2273 2021.03.17 10:37
237 [데일리안]"이럴거면 남자만 부르지" 도 넘은 성차별 면접, 페미니즘 사 사진 관리자 1877 2021.03.16 09:30
236 [new1]로젠택배 김천터미널 택배기사 의식불명...배송업무 중 쓰러져 사진 관리자 2019 2021.03.16 09:25
235 [한겨레]코로나에 올 인상률 역대 최저였는데...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사진 관리자 1676 2021.03.15 10:12
234 [매일노동뉴스]50대 기혼 여성 마트노동자는 10년 일해도 최저임금 사진 관리자 1862 2021.03.15 09:51
233 [YTN]사각지대 속 '16살 특고'의 죽음.. 부모도 모르게 배달 알바 사진 관리자 1437 2021.03.15 09:37
232 [한겨레]기계에 끼여 참변…10곳 중 9곳이 ‘방호장치’ 없었다 사진 관리자 1151 2021.03.10 09:46
231 [매일노동뉴스]쿠팡의 깜깜이 수수료 정책 "내 임금 어떻게 결정되나" 추 사진 관리자 1112 2021.03.10 09:08
230 [한겨레]코로나19 일자리 위기 1년.. "20대 여성 4명 중 1명 퇴 사진 관리자 942 2021.03.08 14:10
229 [뉴시스]"내가 조폭 출신이야" 동대표의 기막힌 경비원 갑질 사진 관리자 1085 2021.03.05 13:16
228 [오마이뉴스]"방송 나왔으니 술 사라" 하다가 내막 알려주면 감짝 놀라 사진 관리자 1112 2021.03.04 10:35
227 [한국일보]차별로 얼룩진..파트타임 노동자의 '내돈내산'작업복 사진 관리자 1178 2021.03.04 09:16
226 [매일노동뉴스]포스코 노동자 특발성 폐섬유화증 첫 산재인정 사진 관리자 1039 2021.03.02 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