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 최저임금 결정, 인간다운 삶이 기준이 되어야

관리자 | 2019.06.17 11:50 | 조회 1314
최저임금 결정, 인간다운 삶이 기준이 되어야…
최영진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센터장)  |  kongpa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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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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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3일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부천지역의 노동·시민·사회단체 활동가 10명이 모여, 내년도 최저임금의 인상을 위한 노력을 공동 실천기구를 만들기로 결정하는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른바 ‘2019 최저임금 부천공동행동’입니다. 노동의 이슈이지만 전국민이 영향을 받는 최저임금의 이슈를 지역의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행동을 한 것은 올해로 3년째 들어섭니다. 현재 19개의 단체가 함께 하기로 했으며, 현재 제안중인 단체까지 포함해서 20여개 이상의 단체들이 최저임금과 관련한 공동행동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2019년 5월 14일 오후6시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공동실천 선포식을 진행하고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과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관련 법 개정 움직임의 문제점을 시민들께 호소할 예정입니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법에서 정한 최저선으로 한국에서 일을 하는 사람 누구나 이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받으면 안되는 강제적인 기준입니다. 2019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입니다. 노동자를 고용해서 일을 시키려는 사용자는 8,350원 이상 주어야 사람을 고용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해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사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편하는 법 개정안을 제출해 놓고 있는 상태인데 이에 대해서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도, 그리고 공익위원들도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익위원들은 사퇴서까지 제출한 상황이라 현재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심의를 무한정 손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내년도 국가예산을 수립하는 문제도 연동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조만간에 심의가 시작될 것으로 생각은 됩니다만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최저임금 결정은 노사공익위원의 협상을 거쳐 표결로 결정하게 되지만, 사실상 정부가 임명하는 공익위원이 결정의 키를 쥐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정부 주요 관계자 및 정치권의 분위기로 봐서는 역대 최저의 금액이 결정될 것이라고 여러 사람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동결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언론의 분위기는 ‘기승전 최저임금이 문제다!’입니다.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서 경제가 어려워 진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딱히 그렇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소상공인들을 앞세워 최저임금 때문에 장사를 못하겠다고 여론전을 벌리지만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임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애써 감추고 있습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에게 빼앗기고, 천정부지로 솟는 임대료에 또 한번 뺏기고, 최소한의 상권도 보장되지 않는 무한경쟁에 또 한번 웁니다. 소상공인들의 입장에서 만만한 상대는 결국 노동자뿐인 것이죠. 진짜 갑은 뒤에 숨어서 을과 을의 싸움을 붙이는, 아니 을도 아닙니다. 병과 정의 싸움속에 숨어있는 비겁함이 최저임금을 둘러싼 진실입니다.

진짜 한시간 노동해서 받는 시급 8,350원이 세상을 망하게 할 금액일까요? 하루 8시간 주40시간 근무하면 주휴수당 다 포함해서 1,745,150원 세금 떼고 보험료 떼고, 165만원 손에 쥐게 되는 이 돈이 정말 경제위기의 주범이며, 공격당해야 할 대상일까요? 차분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2018년 6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발간한 ‘비혼단신근로자실태생계비’ 자료를 보면 2017년 실태생계비는 약 1,933,957원입니다. 29세 이하와 34세 이하로 나누어 분석을 해보면 34세 이하는 2,005,487원의 실태생계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어 있습니다. 2017년도의 최저임금이 얼마였는지 기억나시나요? 시급 6,470원 월급 1,352,230원 이었습니다. 2017년에 최저임금을 받았던 주40시간 노동자는 매달 55만원 정도의 적자를 보거나 연장근무, 야간근무를 통해서 일을 더 해야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럼 그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아래 표를 조금 관심있게 보셨다면 단번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셨을 것라고 생각됩니다. 오락/문화에 한달에 11만원, 교육에 3만4천원, 주류 담배 등에 3만 9천원, 가장 큰 지출이 주거에 들어가고 음식 숙박 식료품등 비용의 합계도 그리 높지 않은 혼자 사는 노동자의 삶이 행복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게 가당키나 했을지 싶습니다. 그나마 빚을 늘리지 않기 위해 추가노동을 더 했을테니 정말 이런 삶은 겨우 겨우 사는 삶일 뿐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2년 전의 자료입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이야기하는 이 시점에 다시한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최저임금이 문제 입니까? 최저임금의 동결을 이야기 하는 정부 관계자, 경제학자, 언론인 등 모든분께 진심으로 묻고 싶습니다. 그래도 최저임금이 문제 입니까?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들이 그리 만만한 상대 입니까?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시점에서 의견을 던져 봅니다. 최저임금의 결정은 다른 것이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려면 대책도 필요하고 바로 잡을 일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것은 전국민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지 노동자들이, 소상공인들이 일방적으로 떠안을 일은 아닐 것입니다.

 

출처 : 콩나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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