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최저임금 1.5% 인상은 사실상 삼각안

관리자 | 2020.07.15 09:30 | 조회 921
최저임금 1.5% 인상은 사실상 삭감안
문재인 정부 평균 인상률, 
박근혜 정부와 같은 수준 … 노동시장 양극화 악영향



  • 제정남
  • 승인 2020.07.15 08:00

                
    



2021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30원(1.5%) 오른 8천720원으로 결정됐다. 주 40시간 기준 월급은 2만7천170원이 인상돼 182만2천480원이 된다.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래 가장 낮은 인상률로,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넓어지는 상황을 반영하면 삭감과 다름없다.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평균인상률도 급락해 박근혜 정부 수준과 비슷해졌다.

“역대 최저가 아니라 최악이라 불러야 마땅”
산입범위 확대로 일부 노동자 임금삭감 우려


최저임금위는 14일 새벽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이 제출한 1.5% 인상안을 투표 끝에 가결했다. 지난해 2.87% 인상률은 물론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2.70%)과 2009년 금융위기 당시(2.75%)보다 낮은 역대 최저치다. 한국노총은 “최저가 아니라 역대 최악이라 불러야 한다”고 평가했다.

130원(1.5%) 인상안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해보다 도리어 삭감된 임금명세서를 받아드는 사업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위가 산입범위 확대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축소되는 상황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8년 개정한 최저임금법으로 정기상여금·복리후생비 일부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면서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실질인상률이 떨어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는 월할 정기상여금 중 최저임금 월 환상액 15%를 뺀 금액이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복리후생비도 3%를 제외한 금액이 포함된다.

복리후생비로 식대 10만원을 받는 최저임금 노동자는 내년 5만4천674원(182만2천480원의 3%)을 뺀 4만5천326원이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1.5% 인상으로 월급은 2만7천170원 인상되는데 산입범위 확대로 삭감되는 금액이 더 크다. 식대·교통비로 20만원을 받는 노동자는 14만5천326원이 최저임금에 산입된다. 두 사례의 실질임금을 계산하면 올해보다 각각 1.0%, 6.6% 줄어든다. 정기상여금이 있는 노동자 삭감 폭은 이보다 더 커진다. 월할상여금이 27만3천372원(182만2천480원의 15%)보다 많으면 임금이 또 깎인다.

2018년 최저임금 심의에서는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인상 축소 효과를 고려해 인상률을 1%포인트 올린 10.9%로 결정했다. 그런데 지난해와 올해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권순원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0.1%, 소비자물가상승률 0.4%, 근로생계비개선분 1.0%를 합산했다”고 인상률 산정 근거를 제시했다.

낮은 인상률, 노동시장 양극화 심화할 듯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은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하는 요인으로도 작동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임금결정현황조사(옛 임금교섭타결현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협약임금인상률은 3.9%다. 최저임금 인상률 2.87%보다 높다. 조직노동자 임금이 최저임금 노동자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얘기다. 올해 협약임금인상률은 1~2%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 인상률 1.5%와 차이가 없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노동시장 격차 해소를 최저임금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이 문제를 최저임금위 결정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공익위원안 논의시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말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한 데 이어 임기 내 달성도 완수하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2022년에 1만원이 되려면 내년에 1천280원(14.7%)을 올려야 한다. 이 정부 집권 4년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7.7%다. 박근혜 정부 4년은 7.4%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실질인상률이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두 정부 간 인상률 격차는 거의 없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매일노동뉴스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245개(3/13페이지)
노동소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05 [경향신문]오래전 이날_1월28일 "자꾸 할머니라고 부르지마. 우리는 청 사진 관리자 602 2021.01.28 09:37
204 [한겨레신문] “나는 엔(n)잡러입니다” 파편화된 노동자의 삶 사진 관리자 821 2021.01.27 09:50
203 [한겨레신문]“5인 미만 제외로 죽음까지 차별”…헌법재판소 가는 중대재해 사진 관리자 749 2021.01.27 09:42
202 28일 개봉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이태겸 감독[한겨레신문] 사진 관리자 605 2021.01.27 09:22
201 "경비실 에어컨 설치 반대" 목소리에 "2억원 지원" 내민 노원구 사진 관리자 646 2021.01.25 18:02
200 일하는 사람도 행복한 아파트 상생협약 1호 그린타운 한신아파트 관리자 1030 2020.12.11 09:53
199 [인터뷰] 부천·김포 노동안전지킴이 "어제보다 안전한 건설현장을 위해" 사진 관리자 912 2020.11.27 15:41
198 [매일노동뉴스]우리의 노동은 왜 해고로 끝나는가 사진 관리자 928 2020.08.27 09:14
197 [머니투데이]아줌마 시장바구니 같네 류호정이 당한 복장 지적 나는 매일 관리자 905 2020.08.10 10:35
196 [오마이뉴스]하루에 5.5명 '이것'으로 죽었다, 100명 중 1명도 감 사진 관리자 1070 2020.07.27 09:47
195 [오마이뉴스]환경,노동문제를 동시에 '경비노동자 에 미니태양광 지원한다' 사진 관리자 1350 2020.07.23 15:44
194 [NEWSIS]"사장 애인이 나가래요" 직장인 3명 중 1명 부당해고 경 사진 관리자 1110 2020.07.23 09:08
193 [KBS] 민주당, 아파트 경비노동자 권익보호 '상생협약' 체결 사진 관리자 984 2020.07.22 17:30
192 [한겨레]경기도 산업단지 노동자, 평균보다 노동시간 길고 임금은 적다 사진 관리자 1210 2020.07.16 16:05
>> [매일노동뉴스]최저임금 1.5% 인상은 사실상 삼각안 관리자 922 2020.07.15 09:30
190 [매일노동뉴스]역대 최저 인상률 1.5% 어떻게 나왔나 사진 관리자 929 2020.07.15 09:28
189 [서울신문]최저임금 9430원 vs 8500원 수정 제안 사진 관리자 1006 2020.07.10 09:22
188 [권리찾기유니온]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가 되어 현장에 나가다 관리자 1027 2020.07.09 11:17
187 [오마이뉴스]온라인 플랫폼 갑질 막기, 특별법 만들다 날샐라 사진 관리자 853 2020.07.06 09:29
186 [매일노동뉴스]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1년 10명 중 5명 괴롭힘 경험, 사진 관리자 744 2020.07.06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