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 배달대행 노동자 실태조사결과 보고회 열려

보도자료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032-673-8279

부천지역 배달대행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 열려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가 주최한 <부천지역 플랫폼노동(배달대행) 실태조사 보고회> (이하 보고회)가 2021년 12월 22일(수) 오후2시부터 김성용 부천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의 진행으로 개최되었다.

먼저 1부 실태조사 결과 발표는 본 연구를 수행한 가톨릭대학교 신희주 교수가 맡았다. 신 교수는 부천지역 라이더들은 노동자성-사용종속성이 강하고, 저소득과 업무관련 지출비용이 높으며, 높은 수준의 사고와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더들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지만, 주당 근무시간, 하루 근무시간, 근무시간대 등의 사항과 그 밖에 업무지시를 받는 사용종속성이 강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업무지시를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20% 미만에 불과하며, 주당 평균6일 근무, 하루평균 11~12시간의 고강도 노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8시간 이상의 초과시간에 대한 수당, 야간노동수당, 주휴수당 등이 임금으로 고려되지 않아 같은 근무조건의 임금노동자들에 비해 수입이 낮은 반면, 리스비용, 오토바이 유지/수리비, 안전용품 구입비용은 모두 개인이 부담하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에 비해 열악한 소득 수준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문조사에 의하면 안전사고를 경험한 라이더들의 비율은 30%에 달하며, 라이더들은 미끄러운 아파트 지하 주차장, 단지 내 오토바이 출입금지, 좋지 않은 도로 포장상태나 위험한 골목길을 애로사항으로 꼽아 이런 배달환경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였다. 또한 라이더들이 경험하는 건강위험은 배기가스, 미세먼지 등의 흡입이 61%로 가장 높아 부천 시내의 대기환경이 경기도 타 지역들과 비교했을 때 더 좋지 않은 상태에서 도로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는 라이더들의 건강에 더욱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배달노동자들의 근로자성 인정을 통한 노동권 및 사회권 보장, 배달 노동자를 위한 휴게시설 설치, 위험요인에 대한 실태조사 등을 제안하였다.

이어진 2부 토론회에서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먼저 전상현 라이더(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민라이더스 부천분회 부분회장)는 사고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하였는데 여기에는 한국사회 ‘빨리빨리 문화’가 라이더들을 더욱더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으로 라이더가 급증하고 있는데 정작 사고가 났을 때 플랫폼사나 업주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으며 사비로 이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호소했다. 또한 산재를 신청하려 해도 요양급여 수준이 턱없이 낮게 책정되어(53,313원) 산재를 신청하느니 아파도 차라리 나가서 일을 해야만 하는 현실속에서 실효성이 없더라도 이륜차 전용도로 설치 등의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지적했다.

이어 우상택 라이더(라이더유니온 경기지부 조직팀장)는 25년 전 청소년 기 부터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으며 특히 청소년들은 안전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채로 현장에 투입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특히 오토바이 출입을 통제하는 아파트들이 늘어나면서 미끄러운 지하주차장은 또 다른 사고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고, 배달 라이더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최근 선릉역 배달사고를 보면서 저 죽음이 나의 죽음이 될 수도 있는 현실에서 단건 배달 구조로 바뀌지 않으면 라이더들의 위험한 질주는 계속될 수 밖에 없으며 서로를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할 수 없는 현실을 개탄했다.

마지막으로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최영진 센터장은 대표적인 플랫폼노동으로 분류되는 배달노동이 이제 우리 생활에서는 떼놓을 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와 있는데 하루하루 생명을 담보로 한 노동이 특수고용이라 불리며 법, 제도의 경계 밖에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 논의를 통한 공적개입과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라이더들의 안전과 휴식을 위한 지원, 당사자들의 권리 향상을 위한 각종 지원, 개별 사업장을 넘어 지역 단위의 복지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공제회, 시민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 등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는 올해 5월부터 ‘부천지역 배달노동자의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진행했는데, 부천지역 50여개 배달대행 업체를 방문하여 161명 라이더 실태조사와 9명의 심층면접을 진행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