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와 맥줏집 사장, 행사 사회자로 일하는 윤대균씨의 모습을 각각 촬영해서 찢어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한장의 사진으로 완성했다. 사진 박종식 기자, 디자인 송권재 기자
[한겨레신문] “나는 엔(n)잡러입니다” 파편화된 노동자의 삶
관리자 |
2021.01.27 09:50 |
조회 818
낮에는 배달노동자, 저녁엔 맥줏집 사장
주말 행사 사회 보는 엔(n)잡러 윤대균씨
고용 여건 악화, 플랫폼 노동 확대
코로나19 쐐기로 파편화된 노동자의 삶
주말 행사 사회 보는 엔(n)잡러 윤대균씨
고용 여건 악화, 플랫폼 노동 확대
코로나19 쐐기로 파편화된 노동자의 삶
‘엔(n)잡러’인 윤대균(36)씨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다. 엔잡러란 여러 수를 뜻하는 ‘엔’(n)과 직업을 뜻하는 ‘잡’(job), ~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영어 ‘er’을 붙여 만든 신조어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노동시간 감소, 플랫폼 노동 확대, 고용 여건 악화 등의 이유로 윤씨 같은 엔잡러가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부업을 선택한 취업자와 가구주 수는 47만3천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 취업 사이트가 직장인 1600명에게 한 설문조사에서도 약 30%가 “현재 2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는 엔잡러”라고 답하며, “앞으로 엔잡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대균씨는 낮에는 배달노동을 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일대에서 배달을 해왔지만 최근에는 건당 수수료가 높은 중구 신당동 쪽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뚝도시장에서 수제맥줏집을 운영하는 윤씨는 코로나19로 매장 손님이 줄자 배달 대행 플랫폼을 통해서도 술안주를 팔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자, 정부는 실직 및 휴폐업한 사람,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프리랜서 등을 대상으로 804억원을 투입해 지역일자리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의 양상과 정책점 시사점’ 보고서는 2020년 108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향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충격이 더해질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을 내놨다.
윤씨는 결혼식·돌잔치 등 행사 사회를 봤지만 코로나19 이후 일감이 뚝 끊겼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21년 1월 22일자 <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979907.html#csidx4a8244bb33268d19d29f8cf1ebf3f42
출처 : 한겨레신문
댓글 0개
245개(3/13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