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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고용과 정규직화 내용을 담은 '서울시 2차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서울시 |
서울시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6천231명을 직접 고용하거나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서울시 2차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5월 1천133명의 기간제(직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이후 연구용역을 거쳐 내놓은 두 번째 비정규직 대책이다. 박 시장은 “서울시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고 보호하는 것은 노동의 상식”이라며 “다른 지자체도 많은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
◇청소용역 노동자부터 직접고용=서울시는 본청·사업소·투자출연기관에서 근무하는 용역·도급 등 간접고용 노동자 6천231명을 내년부터 5년간 단계적으로 직접고용·정규직화한다. 처우가 가장 열악한 청소용역 노동자 4천172명이 우선전환 대상이다.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에만 3천116명(75%)이 있다. 청소용역 노동자의 평균연령은 58세다. 여성이 81%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월평균 임금은 131만원인데,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210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서울시는 청소노동자들이 많은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자회사를 설립해 내년 6월1일부터 이들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나머지 시본청·사업소와 기타투자출연기관 소속 청소노동자 1천56명은 내년부터 서울시가 직접 고용한다. 다만 준공무직(준무기계약직)으로 직접고용을 하되 2년 뒤인 2015년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준공무직은 자동 계약갱신을 통해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근로자를 말한다. 서울시가 새로 도입한 개념이다.
◇정년 65세까지 늘리고 임금 16% 올려=서울시가 준공무직 개념을 도입한 것은 정부의 총액인건비제와 정년초과자 과다발생 때문이다. 현재 무기계약직은 총액인건비제 관리대상에 포함된다. 이로 인해 무기계약 전환인력 규모에 제한을 받는다. 게다가 소속기관 정년(시본청·사업소 59세·투자출연기관 58세)을 초과한 청소노동자가 46.6%에 달한다.
서울시는 준공무직 전환자 중 2015년이 되면 정년 이하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년 초과 노동자는 준공무직 신분으로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임금도 평균 131만원에서 153만원으로 16% 올린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적용해 직무급 임금체계를 청소노동자에게 새로 도입했다. 그럼에도 추가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 인건비가 16% 증가하지만 경비를 39%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간접고용을 할 경우 용역업체를 통한 관리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2014년부터 시설·경비분야, 2015년부터 주차 등 기타 분야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직접고용·정규직화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기간제 노동자 234명도 내년 1월부터 추가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다산콜 등 민간위탁기관 문제는 그대로=서울시는 그러나 120다산콜센터 등 민간위탁기관 문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 현재 서울시 민간위탁은 382건, 종사 노동자는 1만3천85명이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에 전체 민간위탁시설 실태조사와 연구용역을 맡긴 뒤 하반기에 3차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민간위탁기관 문제도 전반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며 “3차 과제로 선정해서 차별 없이 대우하고 공공의 입장에서 부담이 없는 창조적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청소노동자 중심의 단계적 직접고용은 상당히 전향적이고 진전된 간접고용 개선책은 분명하다”면서도 “다산콜센터 등 서울시 비정규직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간위탁기관 간접고용 대책이 빠지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소장은 “빠른 시일 내에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